본문 바로가기

교육

거실서재 혹은 창틀서재, 거실의 일부를 서재로 만들었어요.

반응형

 아이들에게 책을 조금이라도 더 접하게 하기 위해 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어요. 저도 책을 읽다 보니 지식만 얻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의 깊은 생각들을 엿볼 수 있어서 역시 아이들에게도 책을 읽게 하는 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거실을 서재로 만드신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가장 수시로 드나드는 공간인만큼 왔다 갔다 하다가 심심할 때 한 번씩 책을 볼 수 있게 할 수 있지요. 오늘은 몇 달 전 우리 집 거실의 일부를 서재로 만든 이야기를 해 볼게요.

 

좁은 거실에서 공간발견

 저희 집은 거실이 크지 않아요. 주방과 거실이 일자형으로 긴 형태라 TV를 놓고 소파를 놓기가 애매한 공간입니다. 

게다가 지어진 지 30년 된 구옥을 리모델링한 집이라서 여기저기 기둥들이 애매하게 있어요. 그래서 10년 넘게 이 집에서 살면서 기둥을 이용해서 선반도 만들어 보고 책꽂이도 만들어 보고했지요. 사진에 보이는 나무들은 기둥을 가리기 위해 목재를 사다가 한번 더 덧대거나 책꽂이를 만든 모습이에요. 책꽂이 뒤편 모습이네요.

 

 그러다가 우리 올케가 아이들이 볼 만한 책을 200여 권을 준다고 하기에 급하게 남편이랑 머리를 짜내 보았어요.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우리 집에 더 이상 200권이나 되는 책을 들일 공간이 없더라고요. 그러다가 거실에 나 있는 창문을 보며 무릎을 쳤지요. 바로 이거다 하고요.

 

 거실에 가로 150, 세로 120 정도 되는 크지 않은 창이 하나 있었어요.

전면에 보이는 책꽂이가 창문이 있던 자리예요.

오래된 창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쓰자니 단열이 잘 안 되고 미관상도 별로여서 언젠가는 집 전체를 새시를 바꿀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러던 참에 창문이 빛이 들어오는 기능 외에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참에 창문을 떼어 내고 이 공간에 책을 꽂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이 창문은 밖으로 바로 연결되는 창문도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빛이 들어오는 양도 많지는 않았어요. 

 

 책꽂이 주문제작

 그리고 남편은 창문을 일단 다 떼어낸 다음에 줄자를 가지고 가로와 세로 깊이의 사이즈를 측정했어요. 가로 150*세로 130 정도로 크지도 작지도 않은 사이즈예요. 저는 올케한테 책 한 권의 두께를 물어봐서 대략적으로 책이 얼마나 몇 권이나 들어갈지를 계산해 봤지요. WHY책 다들 아시지요? 두께가 거의 일정해서 계산하긴 쉬워요. 200권은 충분히 들어가겠더라고요.

 

 책꽂이를 직접 만들어서 넣을까도 생각해 봤는데 간단하게 보여도 이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대강 도면을 그려가지고 우리 동네 싱크대 만드는 공장을 찾아갔어요. 예전에 저희 시어머니댁 싱크대를 예쁘게 해 주신 곳이거든요. 사장님은 바쁜 와중에도 남편이 가져간 도면을 보시면서 세세하게 물어보시더라고요. 기존의 창틀에 집어넣는 거라서 사이즈가 너무 딱 맞으면 안 들어갈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옛날 집이기도 하고 새집이라 하더라도 창틀이 약간씩 틀어지기도 하고 수평 수직도 정확하지 않답니다. 그래서 1센티미터의 여유를 남기고 제작을 해서 가져왔지요. 사장님이 바쁘셔서 제작 기간은 여러 날 걸렸어요. 그래도 우리 집에 딱 맞는 사이즈로 원하는 모양대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좋았어요. 

 

책꽂이 집어넣고 몰딩으로 마감하기 

남편은 수평자를 이용해서 수평을 정확히 맞추고 책꽂이를 집어넣었어요. 책꽂이와 기존 창틀사이의 공간은 폼을 쏴 주었어요. 폼은 책꽂이가 창틀에 잘 붙어 있도록 접착제 역할을 한답니다. 그리고 마무리로 건자재 상에서 폭 5센티미터 정도 되는 몰딩을 사다가 테두리에 마감을 해 주었어요.

몰딩을 이용하니 책꽂이와 창틀과 그 사이에 충전했던 폼이 한 번에 가려지면서 깔끔하게 마감처리가 되더라고요. 남편은 혹시 모른다며 콘센트까지 삽입해 넣더라고요.

사실 남편이 은근히 손재주가 좋아서 제가 이것저것 부탁을 하곤 하지요.

 

 드디어 완성이 되고 책들을 다 꽂아봤어요.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더라고요. 정말  기뻤답니다. 쓸모없이 미관만 망치고 있던 공간이 이렇게 멋진 서재로 재탄생되었어요. 사진에 정면에 보이는 곳이 바로 창문이 있던 자리예요.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건 참 기쁜 일인 것 같아요.

 

 새 책꽂이 양옆에도 책장이 길게 세워져 있어요. 나무로 된 책장이 기존의 기둥을 이용해 만든 거예요. 나무책장의 오른쪽이 기둥이라 두꺼워요.

이 공간 또한 기둥 때문에 쓸모없이 버려질 뻔했던 공간이랍니다. 

 

 책장을 셀프로 만드는 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들어갈 책의 양도 생각해야 하고 책의 높이도 생각해야 했어요. 높이가 긴 것은 어디에 넣을 것인지 짧은 것은 어디에 넣을 것이지 말이에요.

 

 저는 책 높이도 맞추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책위에 쌓인 먼지를 청소할 때 그게 유리하거든요. 사실 새로 만든 전면에 보이는 흰 책장은 자세히 보면 책 위에 뭔가를 얹어 둔 게 보일 거예요. 책먼지 때문에 하드보드지를 잘라서 얹어 둔 거예요. 가끔씩 하드보드지만 꺼내어 밖에서 털어주거나 청소기로 빨아드린답니다. 사실 아직 한 번도 청소는 안 했지만요.

 

 이상 우리 집 서재 만든 이야기를 마칠게요. 오늘도 즐겁고 행복하고 유쾌한 하루 보내세요.^^

반응형